고양이 장난감 추천과 제대로 놀아주는 법

“할아버지가 아직도 이게 그렇게 좋아?” 집사가 낚싯대 장난감을 꺼내며 웃는다. 좋고말고. 열세 해를 살았어도 깃털이 바닥을 스치는 소리엔 엉덩이가 먼저 들썩인다. 놀이는 사냥 본능을 풀어주는 일이라 운동도 되고 묵은 스트레스도 날아간다.

우리는 마라토너가 아니다

먼저 오해 하나를 풀고 시작하겠다. 집사들은 대개 놀이 시간이 짧다고 미안해한다. 그럴 필요 없다.

국제고양이돌봄협회는 고양이가 놀이에서 마라톤 주자가 아니라 단거리 선수라며, 격렬하게 움직이는 1분이면 좋은 결과라고 안내한다.

우리 조상의 사냥이 그랬다. 몇 시간 어슬렁대다가 몇 초 폭발하고, 다시 쉰다. 그러니 30분을 붙잡고 있는 것보다, 짧게 여러 번이 우리 몸에 맞다.

시간대도 있다. 우리는 해 뜰 무렵과 해 질 무렵에 가장 활발하다. 그 시간에 맞춰주면 같은 놀이도 반응이 다르다.

흔들지 말고 사냥감이 되어라

장난감을 눈앞에서 마구 흔드는 건 하수다. 진짜 먹잇감은 고양이 얼굴 앞에서 춤추지 않는다. 도망친다.

  • 소파 뒤나 문틈에 숨겼다가 톡 튀어나오게 한다
  •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끌어라. 다가오면 놀이가 아니라 위협이다
  • 속도를 계속 바꾼다. 느리게 기어가다 갑자기 튄다
  • 중간에 멈춘다. 멈춘 먹잇감을 노리는 그 순간이 사냥의 절반이다
  • 앞의 자료가 말하는 대로, 불규칙하게 툭툭 끊어지는 움직임이 잘 통한다

우리가 엉덩이를 씰룩이며 자세를 잡으면 잘 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때 장난감을 흔들어 방해하지 말고 기다려주면 된다.

반드시 잡게 해준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쫓기만 하고 끝나면 사냥이 완결되지 않는다. 그 남은 기운이 새벽 우다다나 사람 발을 무는 행동으로 나온다.

마지막에는 잡게 해주고, 물고 뒷발로 차는 것까지 하게 둔다. 그리고 앞의 자료가 권하는 대로 놀이를 갑자기 끊지 말고 서서히 마무리하면서 관심을 다른 것, 이를테면 밥으로 옮겨준다.

사냥, 식사, 그루밍, 수면. 이게 우리 몸에 새겨진 순서다. 저녁 놀이 뒤에 밥을 주면 그날 밤이 조용한 이유가 여기 있다.

레이저 포인터에 대하여

많이들 쓰는데, 앞의 자료는 이걸 권하지 않는다. 이유가 분명하다. 쫓는 것까지는 되는데 잡는 단계가 없기 때문이다. 잡을 수 없는 먹잇감을 계속 쫓게 하는 셈이라 좌절이 쌓인다.

굳이 쓰겠다면 방법이 있다. 마지막에 낚싯대 장난감으로 바꿔서 실제로 잡을 수 있는 것으로 끝내라고 같은 자료가 안내한다. 혹은 레이저 점을 간식 위에 멈춰 세우고 끝내는 방법도 있다.

위험한 장난감

  • 리본, 끈, 실, 털실. 삼키면 장이 손상된다. 응급 수술까지 가는 흔한 원인이다
  • 낚싯대 장난감의 줄. 놀이가 끝나면 반드시 치운다. 우리가 밤에 혼자 물고 놀다 삼킨다
  • 작은 부품이 떨어지는 장난감. 방울, 눈알, 깃털 끝
  • 비닐봉지와 고무줄
  • 사람 손과 발. 손으로 장난치면 손을 사냥감으로 배운다. 나중에 고치기 어렵다

혼자 노는 시간을 위한 것들

집사가 없는 낮에도 할 일이 필요하다.

  • 퍼즐 급식기. 사료 일부를 여기에 넣으면 먹는 일이 사냥이 된다
  • 종이봉투와 상자. 돈 안 드는 최고의 장난감이다. 비닐이 아니라 종이여야 한다
  • 탁구공. 가볍고 안전하다
  • 창가 자리. 우리에게 창은 텔레비전이다

한 가지 요령을 덧붙이자면, 장난감을 전부 꺼내두지 말고 몇 개씩 돌려가며 내주는 게 좋다. 늘 나와 있으면 흥미가 사라진다. 일주일에 한 번씩 바꿔주면 같은 장난감도 새 물건이 된다.

나이에 맞게

어린 고양이는 무엇이든 쫓는다. 문제는 오히려 과열이라, 손을 물지 않도록 규칙을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달라진다. 예전만큼 뛰지 못한다고 놀이가 필요 없어지는 건 아니다. 다만 방식이 바뀐다.

  • 높이 뛰게 만들지 말고 바닥 가까이에서 움직여준다
  • 시간을 더 짧게, 대신 자주
  • 냄새로 찾는 놀이나 퍼즐 급식기가 몸에 부담이 적다
  • 미끄러운 바닥에서는 하지 않는다

늙은 나도 낚싯대 앞에서는 잠시 청춘이 된다. 다만 요즘은 세 번 덮치면 숨이 차서, 집사가 알아서 속도를 늦춰준다.

이럴 땐 놀이 문제가 아니다

  • 늘 좋아하던 장난감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 놀다가 금세 멈추고 눕는다
  • 뛰다가 절뚝이거나 착지를 못한다
  • 놀이 중에 숨이 가빠진다

놀이에 대한 반응은 컨디션을 비추는 거울이다. 갑자기 달라졌다면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고 확인해보는 게 좋다.

오늘 저녁엔 텔레비전 대신 낚싯대를 들어볼 일이다. 1분이면 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망구

출처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고 진단이나 처방이 아니다. 놀이 반응이 갑자기 달라졌다면 수의사에게 보이는 것이 좋다.


망구 · 2013년 여름에 태어났다. 흰 바탕에 주황 얼룩을 얹은 치즈냥이다. 냥모상에는 고양이에 관해 알아둘 만한 것들을 적는다. 막내 레오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본문에 쓴 자료의 출처는 글 끝에 밝힌다. 건강에 관한 내용은 참고용이니, 아이가 아파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 바란다.
문의 giant.manggu@gmail.com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