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 오후 두 시. 나는 현관 타일 위에 배를 붙이고 길게 늘어져 있다. 집에서 가장 서늘한 자리를 찾아내는 것이 여름나기의 전부인 나이가 됐다. 이렇게 누워 있으면 고양이와 사는 일이 마냥 평화로워 보일 거다. 하지만 그 평화 뒤에 무엇이 있는지, 입양을 고민 중이라면 미리 알아둬야 한다.
1. 15년 안팎의 동행이다
실내에서 지내는 고양이의 수명은 대개 15년 안팎이고, 요즘은 그보다 오래 사는 경우도 흔하다. 나는 곧 열세 살이다.
이 숫자를 한번 자기 삶에 대입해보시길. 지금 스물다섯이면 마흔에도 이 고양이와 산다는 뜻이다. 그 사이에 이사도 하고, 직장도 바꾸고, 어쩌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긴다. 그 모든 변화에 고양이가 따라온다는 걸 계산에 넣어야 한다.
파양의 이유를 보면 대개 이 계산이 빠져 있었던 경우다. 고양이가 변한 게 아니라 사람의 상황이 변한 것이다.
2. 돈이 꾸준히 든다
한 번에 큰돈이 드는 게 아니라, 매달 조금씩 그리고 가끔 크게 든다.
- 매달: 사료, 모래, 간식
- 해마다: 예방접종, 건강검진, 구충
- 처음에: 중성화 수술, 이동장, 캣타워, 화장실
- 언젠가: 치과 스케일링, 병원비. 나이가 들면 이쪽이 커진다
특히 마지막 항목이 사람들이 잘 계산하지 않는 부분이다. 나이 든 고양이는 검사도 잦고 처방식도 먹는다. 응급 상황이 오면 한 번에 목돈이 나간다.
비상금을 따로 떼어두거나 펫보험을 고려하는 게 현실적이다.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하는 상황이 가장 아프다.
3. 매일 시간이 든다
바쁜 날에도 예외가 없다.
- 화장실 청소 하루 두 번
- 밥과 물 챙기기
- 놀이 하루 두 번, 각 10분
- 빗질 주 2회에서 매일
- 컨디션 살피기
특히 놀이는 선택이 아니다. 실내 고양이에게 놀이는 유일한 사냥이고, 이걸 거르면 그 기운이 다른 데로 간다. 새벽에 뛰거나 사람 발을 물거나 가구를 긁는 형태로 나온다.
4. 긁고 털이 빠진다
긁기는 버릇이 아니라 본능이다. 발톱 관리, 냄새 표시, 스트레칭이 한 번에 이뤄지는 행동이라 못 하게 막을 수 없다. 스크래처를 주지 않으면 가구가 대신 값을 치른다.
털도 마찬가지다. 매일 청소기를 돌려도 옷에 붙는다. 검은 옷은 포기하게 된다는 말이 농담이 아니다.
가족 중에 알레르기가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데려온 뒤에 알게 되는 것이 가장 나쁜 순서다. 알레르기가 없는 품종은 없다고 보는 편이 맞다.
5. 우리는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
개를 키워본 사람이 가장 당황하는 지점이다. 우리는 이름을 불러도 안 올 때가 많고, 혼내도 그 행동과 연결 짓지 못한다. 혼내면 배우는 건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저 사람이 무섭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양이와 사는 방식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환경을 바꾸는 쪽에 가깝다. 식탁에 올라가는 게 싫으면 혼내는 대신 식탁 옆에 더 좋은 자리를 만든다. 이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6. 집을 고쳐야 한다
들이기 전에 손봐야 할 것들이 있다.
- 방충망은 우리 무게를 못 버틴다. 방묘창이 필요하다
- 현관은 탈출 사고의 대부분이 일어나는 곳이다
- 백합을 비롯한 위험한 식물은 치운다
- 실과 끈, 고무줄은 삼키면 응급이 된다
- 사람 약은 서랍 안으로
이건 예산과 시간이 드는 일이다. 데려온 다음에 하겠다는 계획은 대개 미뤄진다.
7. 외로움도 탄다
혼자 잘 지낸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오래 혼자 두면 스트레스를 받고, 그게 과도한 그루밍이나 화장실 문제로 나오기도 한다. 출장이 잦거나 며칠씩 집을 비우는 생활이라면 맡길 곳을 미리 정해두어야 한다.
이틀 넘게 혼자 두는 건 권하지 않는다. 밥과 물이 있어도 그렇다. 아프기 시작하면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잘 안 알려진 것 하나
고양이는 아픈 걸 숨긴다. 이건 성격이 아니라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본능이다. 그래서 사람이 알아챘을 때는 이미 꽤 진행된 경우가 많다.
함께 산다는 건 매일 조금씩 관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밥을 얼마나 먹었는지, 물그릇이 얼마나 줄었는지, 모래에 무엇이 있었는지. 이 관찰이 고양이의 수명을 실제로 바꾼다.
그래도 함께하겠다면
일곱 가지를 다 읽고도 고개를 끄덕였다면, 우리는 남은 평생을 걸고 곁을 내어준다.
한 가지만 덧붙이겠다. 어디서 데려올지도 미리 생각해두시길. 보호소나 임시보호 중인 아이를 들이는 선택지가 있고, 그 아이들의 성격은 이미 어느 정도 알려져 있어서 오히려 예측이 쉽다.
서늘한 타일 위의 이 오후도 알고 보면 누군가의 매일이 쌓아 올린 평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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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nternational Cat Care, Thinking of getting a cat?
- International Cat Care, Making your home cat friendly
- VCA Animal Hospitals, Recognizing the Signs of Illness in Cats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고 진단이나 처방이 아니다. 건강에 관한 판단은 수의사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
망구 · 2013년 여름에 태어났다. 흰 바탕에 주황 얼룩을 얹은 치즈냥이다. 냥모상에는 고양이에 관해 알아둘 만한 것들을 적는다. 막내 레오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본문에 쓴 자료의 출처는 글 끝에 밝힌다. 건강에 관한 내용은 참고용이니, 아이가 아파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 바란다.
문의 giant.mangg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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