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가슴살을 삶다가 애처로운 눈망울 두 쌍과 마주친 적 있는가? 그렇다면 궁금할 거다. 이 중에 나눠줘도 되는 게 있긴 한 걸까. 있다. 다만 앞에 ‘가끔, 조금, 아무것도 넣지 않고’가 붙는다.
나눠 먹어도 되는 것들
- 익힌 닭고기, 칠면조, 소고기: 소금과 양념 없이 삶거나 구운 것. 뼈를 발라내고 잘게 잘라 준다. 껍질과 기름진 부위는 빼는 편이 낫다
- 익힌 흰살생선과 연어: 가시를 꼼꼼히 발라내고 가끔만. 매일 주면 영양이 한쪽으로 치우친다
- 삶은 달걀: 완전히 익힌 것만. 날달걀 흰자는 피한다
- 삶은 호박, 당근, 완두콩: 아주 조금이라면 괜찮다. 호박은 변이 무를 때 도움이 되기도 한다
- 플레인 요거트: 유당 소화가 어려운 고양이가 많으니 아주 소량으로 시험해보고, 설사하면 그만둔다
우리는 완전한 육식동물이라 채소가 꼭 필요한 몸은 아니다. 위 목록에서 채소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뜻이다.
딱 하나만 기억한다면
이런 별식은 하루 먹는 열량의 10퍼센트를 넘기지 않는다. 나머지 90퍼센트는 균형 잡힌 사료여야 한다. 사료는 필요한 영양소가 계산되어 만들어진 밥이고, 사람 음식은 계산 밖의 덤이기 때문이다. 덤이 많아지면 계산이 무너진다.
4킬로그램짜리 중성화한 성묘라면 하루가 대략 240킬로칼로리 안팎이니, 별식으로 쓸 수 있는 몫은 24킬로칼로리 정도다. 익힌 닭가슴살로 치면 아주 작은 한두 조각이다. 생각보다 적다는 걸 알아두면 손이 덜 커진다.
주는 방식에도 요령이 있다
- 처음 주는 재료는 한 종류씩, 아주 조금부터. 탈이 났을 때 원인을 알 수 있다
- 사람 접시에서 바로 주지 않는다. 식탁에서 얻어먹는 버릇이 들면 나중에 곤란해진다
- 냉장고에서 꺼낸 것은 실온 정도로 되돌려서 준다
- 양념이 닿은 부분은 씻어도 안전하지 않다. 아예 조리 전에 덜어두는 편이 낫다
이런 경우는 아예 주지 않는다
- 신장병, 당뇨, 췌장염처럼 식단 관리가 필요한 고양이. 별식 하나가 처방식의 계산을 무너뜨린다
- 체중 감량 중인 고양이
- 알레르기로 제한 식이를 하는 중인 고양이
- 새끼 고양이. 성장기에는 균형 잡힌 사료의 비중이 더 중요하다
우리 집 규칙
닭가슴살 삶는 날이면 레오와 나는 한 점씩만 받는다. 레오는 한 점 더 달라고 소란을 피우고, 그릇을 앞발로 밀어보기도 하고, 마지막엔 집사 다리에 몸을 비빈다. 그래도 두 점은 없다.
나는 안다. 다음이 있다는 걸 아는 고양이가 오래 즐긴다는 걸. 그리고 규칙을 지키는 집사가 결국 오래 함께 산다는 것도.
집사들이 자꾸 묻는 것
참치캔은 되냐고 자주 묻는다. 사람용 참치캔은 염분과 기름이 문제이고, 매일 먹으면 영양이 치우친다. 정 주고 싶다면 물에 담긴 무염 제품을 아주 가끔, 국물은 빼고 주는 정도다.
우리 고양이가 사람 음식만 찾는다는 하소연도 흔하다. 대개는 별식이 너무 잦았던 결과다. 사료를 데워 향을 올리거나 습식을 섞어 사료 쪽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편이, 사람 음식을 끊는 것보다 빠르다.
먹여도 되는 목록에 있는데 설사를 했다면 그 재료는 우리 고양이에게 맞지 않는 것이다. 목록은 평균이고, 배는 개체마다 다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출처
- International Cat Care, Feeding your cat or kitten
- ASPCA, People Foods to Avoid Feeding Your Pets
- Pet Nutrition Alliance, Calculating Calories Based on Pet Needs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고 진단이나 처방이 아니다. 지병이 있거나 식단 관리가 필요한 고양이라면 수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먼저다.
망구 · 2013년 여름에 태어났다. 흰 바탕에 주황 얼룩을 얹은 치즈냥이다. 냥모상에는 고양이에 관해 알아둘 만한 것들을 적는다. 막내 레오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본문에 쓴 자료의 출처는 글 끝에 밝힌다. 건강에 관한 내용은 참고용이니, 아이가 아파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 바란다.
문의 giant.manggu@gmail.com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