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래처 종류별 특징과 발톱갈이 유도법

몇 달 전, 막내 레오가 소파 팔걸이에 발톱을 박아 넣다가 집사한테 딱 걸렸다. 집사는 비명을 질렀고, 녀석은 영문도 모른 채 야단을 맞았다. 그날 나는 창가에서 조용히 생각했다. 이건 혼낼 일이 아니라 가르칠 일이라고.

긁는 건 버릇이 아니라 본능이다

우리가 긁는 이유는 하나가 아니다.

  • 발톱의 낡은 겉껍질을 벗겨낸다. 긁은 자리 근처에 얇은 껍질이 떨어져 있는 걸 본 적 있을 것이다
  • 발볼록살 사이의 분비샘에서 나오는 냄새를 남긴다
  • 긁힌 자국 자체가 눈에 보이는 표시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잘 보이는 자리를 고른다
  • 앞다리와 등을 늘이는 스트레칭이다
  • 긴장을 푼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나이의 나도 가끔 소파에 발톱을 대고 싶은 충동이 인다. 그러니 긁지 못하게 막겠다는 건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 싸움이고, 답은 하나뿐이다. 가구보다 매력적인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

세로형, 높이가 전부다

기둥처럼 세워두고 몸을 위로 쭉 뻗어 긁는 형태다. 여기서 실패하는 이유는 거의 하나로 모인다. 낮다.

다 자란 고양이가 앞발을 최대한 뻗어 올렸을 때 몸이 다 펴져야 한다. 그러려면 생각보다 높아야 한다. 새끼 때 산 제품을 그대로 쓰다가 안 쓰게 되는 경우가 흔한 이유다.

흔들리는 것도 치명적이다. 우리는 체중을 실어 뒤로 당기며 긁는데, 그때 넘어지려 하면 다시는 안 쓴다. 바닥판이 넓고 무거운지 확인한다.

가로형과 경사형

바닥에 깔아두는 골판지 판이다. 자리를 안 차지하고 값도 싸서 부담이 없다. 다 닳으면 새것으로 갈면 된다.

세로로 긁는 고양이와 가로로 긁는 고양이가 나뉜다. 어느 쪽인지 모르겠다면 지금 어떤 가구를 긁는지 보면 된다. 소파 등받이 옆면을 긁으면 세로형, 카펫이나 러그를 긁으면 가로형이다.

경사형은 그 중간이다. 둘 다 어중간하게 좋아하는 고양이에게 맞는다.

소재도 취향이 있다

  • 골판지: 부스러기가 많이 나오지만 좋아하는 고양이가 많다. 긁는 소리와 촉감이 특징이다
  • 사이잘 로프: 튼튼하고 오래 간다. 거친 결이 발톱에 걸리는 맛이 있다
  • 카펫: 부드럽다. 다만 집 안 카펫과 헷갈릴 수 있어서 카펫을 긁는 고양이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 나무: 통나무나 코르크. 야외에서 나무를 긁던 감각에 가깝다

나는 사이잘의 거친 결을 좋아하지만, 골판지 긁는 소리에 반한 친구들도 많다. 처음이라면 종류를 달리해 몇 개 놓아보고 어느 쪽으로 발이 가는지 지켜보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물건보다 자리가 중요하다

이게 절반이다. 사람들은 스크래처를 사놓고 눈에 안 띄는 구석에 둔다. 그러면 안 쓴다. 긁는 건 표시를 남기는 행동이라, 잘 보이는 자리여야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 이미 긁고 있는 가구 바로 옆에. 나중에 조금씩 옮긴다
  • 자고 일어나는 자리 옆에. 일어나서 기지개 켜며 긁는 게 순서다
  • 방과 방을 잇는 길목, 현관 근처
  • 여러 마리라면 각자의 영역에 하나씩

망구

가구를 지키는 방법

혼내는 건 답이 아니다. 소파를 긁었다고 소리치면 우리는 긁으면 안 되는구나가 아니라 저 사람 앞에서 긁으면 안 되는구나를 배운다. 사람이 없을 때 하게 될 뿐이다.

대신 두 가지를 같이 한다.

  1. 긁던 자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양면테이프나 미끄러운 시트를 붙이면 발톱이 안 걸려서 재미가 없어진다
  2. 바로 옆에 대안을 세운다. 이걸 빼먹으면 다른 가구로 옮겨갈 뿐이다

새 스크래처로 유도할 때는 캣닢을 살짝 뿌려두거나, 그 앞에서 낚싯대 장난감을 놀려주는 방법이 잘 통한다. 우리가 뛰어오르다 자연스럽게 발톱을 대게 되기 때문이다. 잘 긁었을 때 칭찬해주면 여기가 내 자리라는 확신이 굳는다.

앞발을 잡아 스크래처에 대고 긁는 시늉을 시키는 건 하지 않는 게 좋다. 대부분 그 물건을 싫어하게 된다.

언제 갈아줘야 하나

  • 골판지가 파여서 발톱이 걸리지 않을 때
  • 로프가 풀려 늘어졌을 때
  • 표면이 반질반질해졌을 때

다 닳은 스크래처는 우리에게 매력이 없다. 그런데 사람 눈에는 아직 멀쩡해 보인다. 안 쓰기 시작했다면 그게 신호다.

발톱 관리도 함께

스크래처가 있어도 실내 고양이의 발톱은 자연히 다 닳지 않는다. 2주에서 4주에 한 번 끝을 잘라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나이가 들면 긁는 횟수가 줄고 발톱이 두꺼워져서, 말린 발톱이 발볼록살을 파고드는 사고가 생긴다.

그 소동 이후 우리 집 소파 옆에는 기둥형 스크래처가 하나 섰고, 소파는 오늘까지 무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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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고 진단이나 처방이 아니다. 발톱이나 발에 이상한 기색이 보이면 수의사에게 보이는 것이 순서다.


망구 · 2013년 여름에 태어났다. 흰 바탕에 주황 얼룩을 얹은 치즈냥이다. 냥모상에는 고양이에 관해 알아둘 만한 것들을 적는다. 막내 레오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본문에 쓴 자료의 출처는 글 끝에 밝힌다. 건강에 관한 내용은 참고용이니, 아이가 아파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 바란다.
문의 giant.mangg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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