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냄새와 밥 흘림은 신호다, 고양이 구내염과 치아 관리

고양이는 이가 아파도 앓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통증을 숨기는 것이 몸에 밴 동물이라, 입속이 헐어 있어도 겉으로는 태연하게 구는 경우가 많다. 오래 살아본 고양이로서 말하는데, 입속 문제만큼은 집사의 눈썰미에 달려 있다.

생각보다 훨씬 흔하다

코넬대 고양이건강센터에 따르면 네 살이 넘은 고양이의 50에서 90퍼센트가 어떤 형태로든 치과 질환을 앓는다. 절반에서 아홉 중 여덟까지라는 폭이다. 어느 쪽이든 흔하다는 뜻이다.

치아흡수성병변만 따로 봐도 30에서 70퍼센트의 고양이에게서 어떤 징후가 나타난다고 같은 자료는 적고 있다.

이 숫자를 보면 생각이 바뀐다. 우리 고양이는 괜찮겠지가 아니라, 확인해봐야겠다가 맞는 반응이다.

입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 치은염: 잇몸 선 아래로 세균이 든 치태가 파고들면서 염증이 생긴다. 잇몸이 붓고 빨개지며 아프다. 먹기를 꺼리거나 입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 치주염: 치은염을 방치하면 넘어가는 단계다. 되돌릴 수 없다. 이를 붙잡고 있는 조직이 약해지면서 잇몸이 내려앉고 치근이 드러나며, 이가 흔들리거나 빠진다
  • 치아흡수성병변: 고양이에게서 이가 빠지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이 안쪽에서부터 파괴가 시작된다. 통증 때문에 밥을 거부하거나 침을 흘리고, 먹으면서 고개를 기울이기도 한다
  • 구내염: 염증이 잇몸을 넘어 입안 조직 전체로 번진 상태다. 신장병이나 당뇨 같은 전신 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치아흡수성병변이 특히 고약하다. 겉에서 보면 멀쩡해 보이는데 안쪽이 녹고 있는 경우가 있어서, 엑스레이를 찍어야 확인되는 일이 흔하다.

이런 신호를 그냥 넘기지 마라

  • 입 냄새가 예전과 달라졌다. 대개 이게 첫 신호다
  • 밥을 먹다 자꾸 흘린다
  • 한쪽으로만 씹거나 고개를 기울이고 먹는다
  • 침을 흘리고, 입 주변을 앞발로 자주 만진다
  • 밥그릇 앞까지 갔다가 돌아선다
  • 건사료를 피하고 습식만 먹으려 한다
  • 잇몸이 빨갛게 부었거나 이가 흔들린다
  • 그루밍이 줄어 털이 부스스해졌다

밥그릇 앞에 앉았다가 몇 알 씹는 둥 마는 둥 하고 돌아서는 모습을 봤다면, 그건 입맛의 문제가 아니라 통증의 문제일 수 있다. 그루밍이 준 것도 마찬가지다. 입이 아프면 혀를 쓰는 일 자체가 부담이 된다.

집에서 입속 확인하는 법

거창하게 할 것 없다. 편안한 상태일 때 입술을 살짝 들어 올려 잇몸 선을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 색: 연한 분홍이 정상이다. 잇몸과 이가 만나는 선이 붉게 띠를 이루면 염증이다
  • 치석: 이 뿌리 쪽에 누렇거나 갈색인 딱딱한 것이 붙어 있는지 본다
  • 냄새: 얼굴 가까이 갔을 때 나는 냄새가 예전과 달라졌는지
  • 대칭: 한쪽 얼굴만 부어 있지 않은지

한 번에 다 보려 하지 말고 하루에 한쪽씩만 봐도 된다. 끝나면 간식을 준다. 이 과정 자체가 나중에 칫솔질을 받아들이는 밑작업이 된다.

칫솔질이라는 정공법

앞의 코넬 자료는 규칙적인 칫솔질을 권하면서, 고양이 전용으로 만들어진 치약이나 젤만 쓰라고 명시한다. 사람 치약은 고양이에게 독성이 있어 절대 쓰면 안 된다.

같은 자료는 매일 칫솔질에 적응시키는 4주짜리 과정을 제안한다. 요령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1. 첫 주는 치약 냄새만 맡게 하고 손가락에 묻혀 핥게 한다
  2. 둘째 주는 손가락으로 잇몸 선을 살짝 문지른다. 몇 초면 충분하다
  3. 셋째 주는 손가락 칫솔이나 거즈로 바깥쪽 면만 문지른다
  4. 넷째 주부터 칫솔을 쓴다. 안쪽 면은 굳이 안 해도 된다. 치석은 바깥쪽에 주로 붙는다

매 단계 끝에 간식을 준다. 싫어하는 기색이 보이면 전 단계로 돌아간다. 나처럼 다 큰 뒤에 시작하면 서로 인내심이 꽤 필요하다. 우리 집사도 처음엔 치약 냄새를 맡게 하는 것부터 몇 주를 들였다.

칫솔질이 도저히 안 된다면

모든 고양이가 칫솔질을 받아주지는 않는다. 그럴 때 쓸 수 있는 차선책이 있다.

  • 치과 관리용으로 나온 사료나 간식
  • 물에 타는 구강 관리 제품
  • 잇몸에 바르는 젤

다만 이런 것들은 칫솔질의 대체재라기보다 보조 수단이다. 그리고 무엇을 쓸지는 병원에서 확인하고 고르는 게 낫다.

결국 마무리는 병원에서

집에서의 관리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미 붙은 치석은 칫솔로 떨어지지 않고, 치아흡수성병변은 엑스레이 없이는 확인되지 않는다. 정기적인 구강 검진과 필요할 때의 스케일링이 필요한 이유다.

마취가 걱정되어 미루는 경우가 많다. 그 마음은 이해한다. 다만 통증을 안고 몇 년을 사는 것과 하루 마취를 견디는 것 중 무엇이 나은지는, 이가 아파본 고양이 입장에서는 답이 분명하다. 마취 전 검사로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병원과 상의하는 편이 낫다.

집사들이 자꾸 묻는 것

건사료를 먹으면 이가 닦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고, 일반 건사료 대부분은 그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치과 관리용으로 따로 설계된 제품이 아니라면 기대하지 않는 게 맞다.

이가 빠졌는데 밥은 잘 먹으니 괜찮은 것 아니냐는 질문도 있다. 이가 빠질 정도라면 그 전에 오래 아팠다는 뜻이다. 잘 먹는 건 참아온 것이지 괜찮은 게 아니다.

고양이의 입 냄새가 어제와 다르다면, 오늘이 진료 예약을 잡을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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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구

출처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고 진단이나 처방이 아니다. 입 냄새나 먹는 모습이 달라졌다면 수의사에게 입속을 보이는 것이 먼저다.


망구 · 2013년 여름에 태어났다. 흰 바탕에 주황 얼룩을 얹은 치즈냥이다. 냥모상에는 고양이에 관해 알아둘 만한 것들을 적는다. 막내 레오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본문에 쓴 자료의 출처는 글 끝에 밝힌다. 건강에 관한 내용은 참고용이니, 아이가 아파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 바란다.
문의 giant.mangg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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