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묘 가정 합사 방법, 천천히가 가장 빠르다

“그냥 바로 인사시키면 안 되나?”

레오가 온 날, 이동장을 든 집사 입에서 나온 말이다. 안 된다. 첫 만남부터 코를 맞대게 하는 합사는 거의 다 실패한다. 다행히 우리 집은 단계를 밟았고, 덕분에 지금 그 시끄러운 녀석이 밤이면 내 옆구리에 붙어 존다.

먼저 알아둘 것, 우리는 무리 동물이 아니다

개는 무리를 이루고 사는 동물이라 새 식구를 받아들이는 구조가 몸에 있다. 고양이는 다르다. 우리 조상은 혼자 사냥하고 혼자 영역을 지켰다. 같이 사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자연스러운 일도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합사는 친구를 만들어주는 일이 아니라 남남이 한 집에서 부딪히지 않고 사는 법을 익히는 일에 가깝다. 기대치를 이렇게 잡아두면 서두르지 않게 된다. 붙어 자는 사이가 되면 그건 덤이다.

시작 전에 준비할 것

새 고양이가 지낼 방을 따로 마련한다. 그 방 안에 필요한 것이 다 있어야 한다.

  • 밥그릇과 물그릇
  • 편안한 잠자리
  • 숨을 곳. 상자 하나면 충분하다
  • 화장실
  • 장난감
  • 스크래처

국제고양이돌봄협회는 새 고양이가 이 방에 적응하는 데만 며칠에서 한두 주가 걸린다고 안내한다. 이 기간을 건너뛰고 바로 소개부터 시작하는 게 실패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다섯 단계

1단계, 냄새 교환

서로의 잠자리나 담요를 바꿔 놓는다. 앞의 자료는 이걸 두 고양이가 같은 무리라는 공통의 냄새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냄새가 먼저 익숙해져야 얼굴을 봤을 때 완전한 남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2단계, 공간 바꿔보기

기존 고양이를 다른 방에 잠깐 두고, 새 고양이가 집을 둘러보게 한다. 반대로도 한다. 만나지 않은 채로 서로의 영역을 익히는 단계다.

3단계, 보이되 닿지 않게

유리문이나 방충망, 아기용 안전문 같은 것을 사이에 두고 서로 보게 한다.

여기서 흔히 알려진 방법과 다른 이야기를 하나 해야겠다. 문 양쪽에서 밥을 주며 좋은 기억을 만들라는 조언이 널리 퍼져 있는데, 국제고양이돌봄협회는 이 과정에서 음식이나 놀이로 주의를 돌리거나 보상하지 말라고 명시한다.

이유는 이렇다. 밥을 먹는 동안 우리는 그 자리를 뜨지 못한다. 불편해도 참게 되는 셈이다. 그러면 사람 눈에는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견디고 있는 것이고, 그 부담이 쌓인다. 스스로 다가오고 스스로 물러날 수 있게 두는 편이 낫다는 뜻이다.

4단계, 가림막 없이 짧게

둘 다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가림막을 치운다. 짧게, 자주 반복한다. 으르렁대거나 한쪽이 굳으면 그날은 거기까지다.

5단계, 지켜보지 않는 시간

처음에는 몇 분부터 시작해 조금씩 늘린다.

자원은 머릿수보다 하나 더

이게 합사의 절반이다. 앞의 자료는 각 고양이가 자기 몫의 밥그릇, 물그릇, 잠자리, 화장실, 스크래처를 갖고 거기에 하나를 더하라고 안내한다. 그리고 한곳에 모아두지 말고 집 안에 흩어 놓아야 한다.

망구

두 마리면 화장실 세 개, 밥자리 세 곳이다. 한곳에 나란히 놓는 건 하나로 치는 것과 같다. 한 마리가 통로를 막고 서 있으면 나머지는 못 가기 때문이다.

고양이 사이의 갈등은 대개 소리 없이 일어난다. 물고 뜯는 싸움보다, 한쪽이 자리를 뜨지 못하게 눈으로 막아서는 방식이 훨씬 흔하다. 사람 눈에는 그냥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잘 되고 있다는 신호

  • 같은 공간에서 각자 편하게 눕는다
  • 서로 지나칠 때 몸이 굳지 않는다
  • 꼬리를 세우고 다가간다
  • 코를 맞대고 인사한다
  • 서로 핥아주거나 붙어서 잔다. 여기까지 오면 성공이다

물러서야 할 신호

  • 하악질과 으르렁거림이 며칠 지나도 줄지 않는다
  • 한쪽이 밥을 거르거나 숨어서 안 나온다
  • 화장실 밖에 실수가 생긴다
  • 한쪽이 다른 쪽의 통로를 계속 막는다
  • 그루밍이 줄고 털이 떡진다

이런 신호가 보이면 단계를 뒤로 돌린다. 되돌아가는 건 실패가 아니라 과정이다. 오래 이어지면 수의사나 행동 전문가와 상의하는 게 맞다. 스트레스가 방광염 같은 몸의 문제로 넘어가는 일이 실제로 흔하다.

얼마나 걸리나

며칠에 끝나는 집도 있고 몇 달 걸리는 집도 있다. 나이, 성격, 이전 경험에 따라 다르다. 어린 고양이끼리가 가장 수월하고, 나이 든 고양이에게 어린 고양이를 들이는 경우가 대개 가장 오래 걸린다.

우리 집이 그 경우였다. 나는 이미 열두 살이었고 레오는 온 집을 뒤집고 다니는 아기였다. 처음 몇 주는 솔직히 성가셨다. 그래도 집사가 서두르지 않았고, 내가 피할 높은 자리를 넉넉히 만들어줬다. 그게 결정적이었다고 본다.

며칠이 아니라 몇 주가 걸려도 실패가 아니다. 서두르지 않는 쪽이 늘 먼저 도착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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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고 진단이나 처방이 아니다. 갈등이 오래 이어지거나 한쪽이 밥을 거른다면 수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망구 · 2013년 여름에 태어났다. 흰 바탕에 주황 얼룩을 얹은 치즈냥이다. 냥모상에는 고양이에 관해 알아둘 만한 것들을 적는다. 막내 레오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본문에 쓴 자료의 출처는 글 끝에 밝힌다. 건강에 관한 내용은 참고용이니, 아이가 아파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 바란다.
문의 giant.mangg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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