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예방접종, 종류와 시기 총정리

“따끔 한 번이면 끝나. 금방이야.” 병원 진료대 위에서 돌처럼 굳어 있는 내게 집사가 늘 하던 말이다. 그 말대로 정말 금방 끝나긴 했다. 무섭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만, 그 따끔함이 여러 무서운 병에서 나를 지켜줬다는 걸 이 나이가 되니 알겠다.

대부분의 고양이가 맞는 핵심 백신

코넬대 고양이건강센터는 집 안에서만 지내는 고양이를 포함해 모든 고양이에게 다음 백신을 권한다.

  • 범백혈구감소증: 흔히 범백이라 부른다. 전염력이 매우 강하고 치명적일 수 있으며 발열, 구토, 설사, 식욕 저하를 일으킨다
  • 허피스바이러스: 상부 호흡기 감염의 대표 원인이다
  • 칼리시바이러스: 역시 상부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흔한 바이러스다
  • 광견병: 주로 물린 상처로 전파되는 치명적인 감염이다
  • 고양이백혈병(FeLV): 바이러스와 관련된 고양이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앞의 셋을 한 번에 맞히는 것이 흔히 말하는 종합백신이다. 실내에서만 지내는데 왜 맞느냐고 묻는 집사가 있는데, 사람의 옷이나 신발에 묻어 들어오는 경로가 있고 병원이나 호텔에 갈 일도 생긴다. 그래서 실내묘도 예외가 아니다.

새끼 고양이는 언제 몇 번 맞나

코넬 자료에 따르면 새끼 고양이는 생후 6주에서 8주 사이에 시작해 12주에서 16주에 걸쳐 나누어 접종한다. 어미에게서 받은 항체가 남아 있는 동안에는 백신이 충분히 듣지 않기 때문에, 그 항체가 빠지는 시점을 놓치지 않으려고 여러 번에 나누어 맞는 것이다.

한 번 맞았으니 됐다고 중간에 그만두면 가장 위험한 구간에 빈틈이 생긴다. 마지막 회차까지 채우는 게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성묘의 추가접종 간격은 백신 종류와 생활환경, 나라의 지침에 따라 달라진다. 접종이 밀렸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 오래됐다고 포기하지 말고 병원에 물어보는 게 낫다.

사는 환경에 따라 더해지는 것

바깥출입을 하거나 다른 고양이와 접촉이 잦은 경우, 다묘 가정이나 임시보호를 자주 하는 집이라면 추가로 권장되는 백신이 있다. 어떤 걸 더 맞을지는 위험도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 담당 수의사와 정하는 게 맞다.

맞기 전에 알아둘 것

  • 컨디션이 나쁠 때는 접종을 미룬다. 열이 있거나 설사 중이라면 그날은 아니다
  • 새로 들인 고양이라면 기생충 검사와 바이러스 검사를 먼저 하는 경우가 많다
  • 이동장 적응을 미리 해두면 그날 스트레스가 크게 줄어든다
  • 이전에 접종 후 반응이 있었다면 반드시 미리 알린다

맞고 난 뒤 살필 것

하루 이틀 정도 기운이 없거나 주사 맞은 자리를 만지면 싫어하는 정도는 흔한 일이다. 밥을 조금 덜 먹기도 한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는 바로 병원에 알려야 한다.

  • 얼굴이나 눈 주위가 붓는다
  • 두드러기가 올라온다
  • 반복해서 토하거나 설사를 한다
  • 숨쉬기를 힘들어한다
  • 이틀이 지나도 축 늘어져 있다

드물지만 장기적인 위험도 알려져 있다. 앞의 코넬 자료는 주사 부위에 생기는 종양인 고양이 주사부위육종을 언급한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접종 부위에 멍울이 생겨 한 달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거나 점점 커진다면 병원에서 확인받는 게 좋다.

망구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접종이 위험한가 싶겠지만, 순서를 뒤집어 생각하는 게 맞다. 범백이나 광견병에 걸렸을 때의 위험이 비교가 안 되게 크다. 부작용을 아는 건 겁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때 알아채기 위해서다.

진료대 위의 요령

우리 집사가 쓰는 방법을 적어두마.

  • 이동장을 평소에 거실에 열어두고 담요를 깔아 잠자리로 쓰게 한다. 병원 갈 때만 꺼내는 상자가 되면 그것부터 싸움이다
  • 이동장에 수건을 덮어 시야를 가려준다. 어두우면 확실히 덜 무섭다
  • 대기실에서는 이동장을 바닥이 아니라 무릎 높이 이상에 둔다. 개와 눈이 마주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 끝나고 집에 오면 조용한 곳에 두고 한동안 내버려둔다

그리고 주사를 의젓하게 참아낸 고양이에게는 간식 한 입 정도의 예우가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오랜 지론이다.

집사들이 자꾸 묻는 것

노묘도 계속 맞아야 하냐고 묻는다면, 나이만으로 그만둘 일은 아니라고 답하겠다. 오히려 나이가 들면 면역이 약해진다. 다만 건강 상태에 따라 조정이 필요하니 병원에서 판단할 문제다.

한 번에 여러 개를 맞아도 되냐는 질문도 있다. 병원에서 흔히 그렇게 하지만, 반응이 있었던 고양이라면 나누어 맞히기도 한다. 이전 기록을 남겨두면 이런 판단이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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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고 진단이나 처방이 아니다. 접종 일정은 나라와 백신 종류에 따라 다르므로 담당 수의사와 세우는 것이 맞다.


망구 · 2013년 여름에 태어났다. 흰 바탕에 주황 얼룩을 얹은 치즈냥이다. 냥모상에는 고양이에 관해 알아둘 만한 것들을 적는다. 막내 레오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본문에 쓴 자료의 출처는 글 끝에 밝힌다. 건강에 관한 내용은 참고용이니, 아이가 아파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 바란다.
문의 giant.mangg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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