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 새를 보며 캭캭거리는 소리, 채터링의 정체

망구

젊을 적 살던 집에는 창턱이 넓었다. 봄이면 창밖 나뭇가지에 참새가 앉았는데, 그때마다 내 턱이 저 혼자 떨렸다. 캭캭캭, 이빨이 잘게 맞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꼬리 끝이 파르르 움직였다. 점잖은 척은 다 소용없었지. 참새가 날아가고 나서야 나는 헛기침을 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루밍을 시작하곤 했다.

요즘은 그 자리를 레오가 물려받았다. 창밖에 비둘기라도 지나가면 녀석의 입이 재봉틀처럼 빨라진다. 집사는 그 소리가 신기한지 매번 동영상을 찍어댄다. 정작 본인은 찍히는 줄도 모른다. 사냥꾼의 집중이란 원래 그런 거다. 사람들은 이것을 채터링(chattering)이라 부른다. 오늘은 그 소리의 정체를 이야기해 보마.

닿을 수 없는 사냥감 앞에서 벌어지는 일

가장 널리 알려진 설명은 이렇다. 눈앞에 사냥감이 있는데 다가갈 수 없을 때, 흥분과 좌절이 뒤섞여 터져 나오는 반응이라는 것이다. 새나 벌레가 보이면 몸속 사냥 본능이 확 깨어나는데, 유리창이 앞을 가로막고 있으니 몸은 못 가고 입만 들썩이는 셈이지. 창턱 위의 젊은 나를 떠올려 보면 꽤 그럴듯한 이야기다. 그날의 나는 분명 참새를 잡고 싶었고, 잡을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으니까. 그 안달이 턱 끝으로 새어 나온 거다. 지금도 그 소리를 들으면 몸이 먼저 기억해 낸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것 앞에서의 그 간질간질한 기분을.

사냥 동작을 미리 연습한다는 설명

또 어떤 학자들은 이 턱 떨림을 다르게 본다. 먹잇감의 목을 무는 결정적 동작, 이른바 ‘캐치 바이트’에 쓰이는 빠른 턱놀림을 실전에 앞서 미리 연습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말하자면 타석에 들어서기 전의 헛스윙 같은 것이지. 어느 쪽이 맞든 결론은 같다. 채터링은 우리 안의 작은 사냥꾼이 깨어났다는 신호라는 것.

그러니 걱정할 일은 전혀 아니다. 채터링은 정상적이고 건강한 행동이며, 오히려 머리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다만 잡고 싶은 마음만 쌓이고 풀 데가 없으면 답답할 테니, 깃털 낚싯대로 신나게 놀아 사냥 욕구를 풀어주면 좋다. 우리 집사도 레오의 창가 사냥 연습이 끝나면 낚싯대를 꺼내 든다.

나는 이제 턱을 떨지 않는다. 대신 레오의 캭캭 소리를 들으며, 창턱이 넓던 옛집의 봄을 가만히 떠올린다. 그 시절의 참새는 끝내 못 잡았지만, 기억은 이렇게 오래 남는다.

  • 망구

출처

  • Scientific American, 고양이의 채터링 행동에 관한 해설
  • International Cat Care (icatcare.org), 사냥 본능과 놀이


망구 · 2013년 여름에 태어났다. 흰 바탕에 주황 얼룩을 얹은 치즈냥이다. 냥모상에는 고양이에 관해 알아둘 만한 것들을 적는다. 막내 레오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본문에 쓴 자료의 출처는 글 끝에 밝힌다. 건강에 관한 내용은 참고용이니, 아이가 아파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 바란다.
문의 giant.mangg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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