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안 빠지는 고양이’는 정말 있을까

망구

오늘 아침 레오가 갓 개어놓은 집사의 검은 니트 위에서 한바탕 뒹굴었다. 집사가 옷을 집어 들자 온통 털투성이라, 돌돌이를 찾아 한참을 문지르며 한숨을 푹 쉬더구나. “털 안 빠지는 고양이는 어디 없나” 하고 중얼대는데, 나는 왕좌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다 이 이야기를 꺼내야겠다 싶었다. 그 소망, 답부터 솔직히 말해주마.

완전히 안 빠지는 고양이는 없다

먼저 사실부터 짚자. 털이 전혀 빠지지 않는 고양이란 세상에 없다. 살아 있는 한 털은 자라고 또 빠지는 법이거든. 다만 빠지는 양이 유독 적거나, 빠져도 눈에 잘 띄지 않는 품종은 분명히 있다. 그러니 ‘털 안 빠지는’보다는 ‘저탈모’라 부르는 편이 훨씬 정확하겠지.

대표로는 털이 거의 없는 스핑크스가 있다. 애초에 빠질 털이 적으니 자연히 눈에 덜 띌 수밖에. 데본렉스와 코니시렉스는 짧고 곱슬한 털을 지녀서 빠진 털이 잘 드러나지 않는 편이고, 싱가푸라처럼 털이 짧고 가느다란 품종도 비교적 덜 날린단다. 다들 ‘털이 적어 보이는’ 나름의 사정이 있는 셈이지.

그렇다고 손이 안 가는 건 아니다

여기서 오해는 말아야 한다. 털이 적다는 게 곧 관리가 수월하다는 뜻은 아니거든. 당장 스핑크스만 해도, 털이 없는 대신 피부에 기름기가 잘 껴서 정기적으로 몸을 닦아주어야 한다. 빗질에서 해방되나 싶으면 다른 손길이 그만큼 필요해지는 게지. 세상에 거저 편한 고양이란 없단다. 혹여 피부에 이상이 보이거든 미루지 말고 수의사에게 살펴 받는 게 좋고.

한 가지 더 일러둘 게 있다. ‘털이 적다’는 것과 ‘알레르기를 덜 일으킨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알레르기를 부르는 물질은 털이 아니라 침과 피부에서 나오거든. 그 복잡한 사연은 다음 이야기에서 따로 풀어보기로 하마.


출처

  • TICA 품종 정보, “Sphynx” / “Devon Rex” / “Cornish Rex”
  • International Cat Care (icatcare.org), “Coat types and grooming”
  • CFA Breed Profiles


망구 · 2013년 여름에 태어났다. 흰 바탕에 주황 얼룩을 얹은 치즈냥이다. 냥모상에는 고양이에 관해 알아둘 만한 것들을 적는다. 막내 레오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본문에 쓴 자료의 출처는 글 끝에 밝힌다. 건강에 관한 내용은 참고용이니, 아이가 아파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 바란다.
문의 giant.mangg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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