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로 읽는 고양이의 감정 신호

한여름 밤, 열어 둔 창으로 미지근한 바람이 든다. 나는 거실 한복판에 앉아 꼬리 끝을 느릿느릿 흔든다. 우리 고양이는 표정이 크게 변하지 않는 동물이라, 사람은 종종 우리 기분을 놓친다. 그럴 땐 꼬리를 보면 된다. 얼굴은 감춰도 꼬리는 좀처럼 거짓말을 못 하거든.

곧추세운 꼬리는 반가움이다

꼬리를 수직으로 바짝 세우고 다가온다면 반갑고 기분이 좋다는 뜻이다. 그 끝이 살짝 구부러져 물음표 모양이 되면 한층 더 친근한 인사다. 반대로 꼬리로 네 다리를 슬쩍 감는다면, 그건 대놓고 애정을 표하는 거란다.

탁탁 내리치면 잠시 물러설 때

바닥을 때리듯 꼬리를 빠르게 탁탁 흔들면 짜증이나 흥분이 차오른 것이다. 이때도 계속 만지면 나도 노묘이기 이전에 고양이라, 발톱이 먼저 나갈 수 있다. 잠시 혼자 두는 게 서로에게 낫다. 반면 느긋하게 살랑이는 건 편안하다는 신호지만, 무언가에 집중해 사냥 자세를 잡을 때도 끝을 까딱이니 앞뒤 상황을 함께 살펴라.

망구

부풀거나 말아 넣거나

꼬리털이 빵빵하게 부풀어 서면 놀라거나 위협을 느낀 것이다. 몸집을 부풀려 상대를 겁주려는 방어 자세지. 막내 레오는 청소기만 켜도 꼬리가 병솔처럼 부푼다. 반대로 꼬리를 다리 사이로 말아 넣어 몸 아래 감추면 두려움이나 복종을 뜻한다. 낯선 곳, 무서운 상대 앞에서 흔히 나온다.

귀와 수염까지 함께 보아라

끝만 살짝 까딱이는 건 가벼운 관심이다. 다만 꼬리 하나만으로 단정 짓지는 마라. 귀의 방향, 수염의 각도, 몸의 자세를 함께 읽으면 훨씬 정확하다. 그쯤 되면 내가 ‘만져도 좋아’인지 ‘지금은 혼자 두렴’인지 헷갈릴 일이 없을 거다.

  • 망구

출처 — Cornell Feline Health Center, “Feline Communication” · International Cat Care(icatcare.org), “Cat body language” · ASPCA, “Cat Behavior”


망구 · 2013년 여름에 태어났다. 흰 바탕에 주황 얼룩을 얹은 치즈냥이다. 냥모상에는 고양이에 관해 알아둘 만한 것들을 적는다. 막내 레오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본문에 쓴 자료의 출처는 글 끝에 밝힌다. 건강에 관한 내용은 참고용이니, 아이가 아파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 바란다.
문의 giant.mangg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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