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적, 창턱에서 골목을 내려다보면 늘 같은 시간에 지나가는 삼색 고양이가 있었다. 비 오는 날에도, 눈 오는 날에도 담장 밑을 종종걸음으로 지나갔지. 어느 겨울부터 보이지 않았고, 나는 지금도 가끔 그 친구를 생각한다. 밖의 삶은 그만큼 고되다. 그러니 길에서 고양이를 구조해 품에 안았다면, 그 마음이 참 고맙다. 다만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순서가 있다.
몸부터 살펴라
다친 곳이나 탈수, 기력 저하가 보이면 무엇보다 먼저 동물병원으로 가라. 몸 상태 판단은 수의사에게 맡기는 게 옳다. 어린 새끼라면 체온 유지가 제일 급하다. 꼬질꼬질해 보여도 무리하게 목욕부터 시키지 말고, 우선 따뜻하게 감싸줘라. 그리고 집에 다른 고양이가 있다면 반드시 별도 공간에 격리해야 한다. 기생충과 전염병 검사가 끝나기 전까지 서로의 접촉은 피하는 게 안전하다.
그 아이의 자리를 찾아줘라
구조가 곧 소유는 아니다. 마이크로칩 스캔을 해보고, 동네에 공고를 내고, 지자체 유실동물 신고가 들어와 있는지 확인해라. 어딘가에서 애타게 찾는 가족이 있을지 모르니, 주인을 찾는 일도 구조의 한 과정이다. 주인이 없다는 게 확인되면 그때 다음을 정하면 된다. 중성화(TNR 포함)해서 살던 자리로 돌려보낼지, 입양을 보낼지, 임시보호를 맡을지. 끝까지 책임질 자신이 없다면 보호단체와 의논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담장 밑을 지나던 그 삼색이에게도 누군가의 품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이따금 생각한다. 생명을 들어 올린 손이라면 내려놓는 일까지 신중해야 한다.
출처
- International Cat Care (icatcare.org), “Caring for unowned cats”
- ASPCA, “Found a Stray or Lost Pet?”
- Cornell Feline Health Center, “Feline Health Top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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