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의 늦은 오후, 나는 책장 꼭대기 내 자리에 앉아 거실을 내려다보고 있다. 열어 둔 창으로 매미 소리가 밀려들고, 마룻바닥엔 햇살이 길게 누웠다. 막내 레오가 그 빛을 쫓아 앞발을 파닥이는 걸 보다가, 문득 이 집에 처음 오던 여름이 떠올랐다. 손바닥만 하던 내가 어느새 다음 달이면 만 열세 살이다. 사람 나이로 치면 예순여덟. 오늘은 이 고양이 나이라는 것을 제대로 짚어 주마.
‘나이 곱하기 7’은 틀렸다
집사들이 흔히 고양이 나이에 7을 곱하면 사람 나이가 된다고들 하는데, 그건 틀렸다. 우리는 어릴 때 눈 깜짝할 새 어른이 되고, 그다음부터 천천히 나이를 먹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은 이렇다. 첫 1년이 사람의 열다섯 살, 두 살이면 스물넷, 그 뒤로는 한 해마다 네 살씩 더한다.
그래서 나와 레오는 몇 살일까
두 살이 다 되어 가는 레오는 사람으로 치면 이제 막 스물이 된 청년쯤이다. 어쩐지 밤낮없이 사고를 치더라니. 다음 달 열세 살이 되는 나는 스물넷에 네 살씩 열한 번을 더해 예순여덟이 된다. 그러니 저 녀석이 새벽부터 나를 성가시게 굴 때면, 나는 손주뻘 어린것의 치기려니 하고 눈 한 번 감아 준다. 어른에겐 어른의 여유가 있는 법이다.
어르신에겐 어르신의 돌봄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몸은 곳곳이 삐걱댄다. 일곱 살을 넘기면 우리 고양이는 신장과 치아, 관절부터 약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이 든 고양이는 겉이 멀쩡해 보여도 한 해에 한 번쯤은 건강검진을 받아 두는 게 좋다. 우리는 아픈 티를 잘 내지 않는 동물이라, 집사가 이상을 알아챘을 땐 이미 꽤 진행된 경우가 많거든. 조금이라도 평소와 다른 구석이 보이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말고 수의사에게 보이길 권한다. 열세 해를 살아 보니 알겠다. 나이는 숫자가 아니라, 따뜻한 자리와 곁을 지켜 주는 식구로 채워지는 것이더라.
- 망구
출처
– AAFP/AAHA, “Feline Life Stage Guidelines” (고양이 생애 단계·나이 환산)
– International Cat Care (icatcare.org), “How old is your cat in human years?”
– Cornell Feline Health Center, Cornell University, “Loving Care for Older Cats”
망구 · 2013년 여름에 태어났다. 흰 바탕에 주황 얼룩을 얹은 치즈냥이다. 냥모상에는 고양이에 관해 알아둘 만한 것들을 적는다. 막내 레오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본문에 쓴 자료의 출처는 글 끝에 밝힌다. 건강에 관한 내용은 참고용이니, 아이가 아파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 바란다.
문의 giant.mangg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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