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케이크에 시큰둥한 이유, 단맛을 못 느낀다

집사가 조각 케이크를 앞에 두고 눈을 반짝인다. 포크가 오가고 입가에 크림이 묻는데, 정작 나는 곁에서 하품만 한다. 내가 도도해서가 아니다. 나는 애초에 단맛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단맛 센서가 꺼져 있다

단맛을 느끼려면 혀의 단맛 수용체가 작동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고양이는 그걸 만드는 유전자가 제 기능을 못 한다. 태어날 때부터 단맛 감지기가 꺼져 있는 셈이고, 거의 모든 고양잇과가 그렇다.

완전한 육식동물이라서

우리는 고기로만 영양을 얻도록 진화한 완전 육식동물이다. 자연에서 탄수화물을 거의 먹지 않으니 단맛을 감지할 이유도 없어, 그 능력이 퇴화한 거다.

그럼 왜 단 걸 핥을까?

아이스크림이나 빵에 코를 들이대는 녀석이 있다. 막내 레오가 그렇다. 하지만 그건 단맛이 좋아서가 아니라 지방과 유제품의 풍미, 온도와 식감에 끌린 거란다.

내가 진짜 반응하는 맛

망구

단맛엔 무뎌도 고기의 풍미, 아미노산, 지방 냄새엔 아주 예민하다. 밥그릇 앞에서만큼은 나도 진지해진다.

달아도 몸엔 해롭다

못 느낀다고 안전한 건 아니다. 초콜릿은 우리에게 독이고, 과한 당분은 비만과 당뇨를 부른다. 사람 간식은 나눠 주지 않는 편이 나를 아끼는 길이다.

  • 망구

출처 — Li 등(2005), Pseudogenization of a sweet-receptor gene accounts for cats’ indifference toward sugar, PLoS Genetics(Monell Chemical Senses Center) · Cornell Feline Health Center, “Feeding Your Cat” · International Cat Care(icatcare.org), “Feeding cats”


망구 · 2013년 여름에 태어났다. 흰 바탕에 주황 얼룩을 얹은 치즈냥이다. 냥모상에는 고양이에 관해 알아둘 만한 것들을 적는다. 막내 레오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본문에 쓴 자료의 출처는 글 끝에 밝힌다. 건강에 관한 내용은 참고용이니, 아이가 아파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 바란다.
문의 giant.mangg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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