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머리를 들이미는 이유, 박치기의 속뜻

“아이고, 이 녀석이 또 머리로 들이받네.” 내가 다가가 집사의 정강이에 이마를 쿵 부딪치면, 집사는 늘 이렇게 웃으며 중얼거린다. 사람들이 ‘박치기’니 ‘헤드번팅’이니 부르는 이 몸짓, 실은 내가 보일 수 있는 가장 다정한 인사 가운데 하나다.

냄새로 찍는 ‘내 식구’ 도장

내 얼굴, 특히 뺨과 이마에는 냄새샘이 있다. 머리를 비비면 그 냄새가 상대에게 옮겨 붙는다. ‘너는 내 무리, 내 안전한 영역의 일부다’ 하고 표시하는 셈이지. 가구 모서리나 문틀에 얼굴을 문지르는 것도 같은 이유의 영역 표시란다.

머리를 내민다는 것

머리는 급소에 가까운 부위다. 그런 곳을 먼저 들이민다는 건 상대를 위협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만큼 믿는다는 증거지. 갓 데려온 고양이가 어느 날 머리를 들이밀기 시작했다면, 마음의 빗장을 풀었다는 반가운 신호로 읽어도 좋다.

헤드프레싱과 혼동하지 마라

망구

다정한 박치기와 절대 헷갈려선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헤드프레싱이다. 벽이나 가구에 머리를 댄 채 멍하니 오래 누르고 서 있다면, 그건 애정이 아니라 신경계 이상을 알리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활발하게 비비고 부딪히는 박치기와, 초점 없이 머리를 대고 누르는 헤드프레싱은 전혀 다른 것이다. 후자라면 지체 없이 병원으로 가야 한다.

이렇게 답해 주면 된다

박치기를 하거든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거나 가만히 이마를 맞대 주면 충분하다. 나는 그것을 ‘나도 너를 아낀다’는 답장으로 받아들인다. 별것 아닌 몸짓 하나에 이만한 마음이 담겨 있으니, 다음번엔 귀찮아 말고 받아 주기를.


출처
– International Cat Care (icatcare.org), “Why do cats rub against things?”
– Cornell Feline Health Center, Cornell University
– VCA Animal Hospitals, “Head Pressing in Cats” (헤드프레싱)


망구 · 2013년 여름에 태어났다. 흰 바탕에 주황 얼룩을 얹은 치즈냥이다. 냥모상에는 고양이에 관해 알아둘 만한 것들을 적는다. 막내 레오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본문에 쓴 자료의 출처는 글 끝에 밝힌다. 건강에 관한 내용은 참고용이니, 아이가 아파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 바란다.
문의 giant.mangg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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