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어디서 데려와야 하나, 입양과 분양 사이

망구

지난 주말, 집사의 친구가 놀러 왔다. 나는 책장 꼭대기 왕좌에서 한쪽 눈만 뜨고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그이는 소파에 앉자마자 레오한테 붙들렸다. 무릎에 올라앉은 녀석이 골골대는 소리를 한참 듣더니 결국 그 말이 나왔다. “나도 고양이 키우고 싶다. 근데 어디서 데려와야 해?”

집사가 대답을 고르는 동안, 열세 해 묵은 내가 속으로 정리한 답을 여기 적어둔다.

첫 번째 길은 보호소와 구조단체다. 그곳엔 가족을 기다리는 아이가 많다. 보통 기본 건강검진과 중성화가 되어 있고, 지내는 동안 파악한 성격을 바탕으로 사람과 맞춰주기도 한다. 조용한 집엔 조용한 아이를, 씩씩한 아이를 감당할 사람에겐 씩씩한 아이를. 무엇보다 한 생명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길이다. 세상에 이만한 일이 흔치 않다.

특정 품종이 꼭 마음에 있다면 책임 있는 브리더를 찾는 길도 있다. 다만 ‘책임 있는’이라는 말에 온 무게가 실린다. 부모묘와 사육 환경을 직접 보여주는지, 건강 검사 기록을 숨기지 않고 공개하는지 확인해라. 보여줄 게 없는 곳일수록 보여주지 않는 법이다.

반대로 피해야 할 곳은 분명하다. 비좁고 비위생적인 환경, 어미와 너무 일찍 떼어놓은 아이를 내놓는 곳, 물어보면 정보 공개를 꺼리는 곳. 유리창 너머의 귀여움으로 충동구매를 부추기는 판매처도 마찬가지다. 그 앞에서 지갑이 열리는 속도와,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는 일의 무게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

귀여움 자체는 죄가 없다. 다만 귀여움만 보고 내린 결정은 귀여움이 무뎌질 때 같이 무뎌진다. 새벽에 토한 자리를 치우고, 병원비를 셈하고, 늙은 고양이의 무릎 사정까지 헤아리는 것은 귀여움 너머의 마음이 하는 일이다. 데려오는 곳을 고르는 눈보다 그 마음의 밑천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결국 핵심은 한 가지로 모인다. 어디서 오느냐보다, 온 다음의 평생을 책임질 수 있느냐. 화려한 외모나 혈통보다 그 마음이 먼저다. 무릎 위에서 골골대던 레오만 봐도 그렇다. 그 녀석 인생의 전부는 어디서 왔느냐가 아니라, 지금 이 집에서 어떻게 사랑받고 사느냐다.

집사의 친구는 보호소 입양 공고를 열어보며 돌아갔다. 나는 왕좌 위에서 느리게 눈을 감았다 떠줬다. 우리 식으로는 그게 축복이다.

  • 망구

참고 자료

  • ASPCA, “Adopting a Pet” / “Where to Adopt”
  • International Cat Care (icatcare.org), “Choosing a cat”
  • VCA Animal Hospitals, “Selecting a Cat”

일반 정보를 담은 글이다. 데려온 아이의 건강에 관한 일은 수의사와 상의해라.


망구 · 2013년 여름에 태어났다. 흰 바탕에 주황 얼룩을 얹은 치즈냥이다. 냥모상에는 고양이에 관해 알아둘 만한 것들을 적는다. 막내 레오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
본문에 쓴 자료의 출처는 글 끝에 밝힌다. 건강에 관한 내용은 참고용이니, 아이가 아파 보이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 바란다.
문의 giant.mangg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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