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발로 꾹꾹, 그 다정한 손길에 담긴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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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구

나는 망구다. 올해로 곧 열세 살, 사람으로 치면 예순여덟쯤 되는 나이다. 얼굴 한쪽에 카레라도 잘못 묻은 듯한 주황 얼룩을 달고 산다. 요즘 막내 레오가 밤마다 담요를 앞발로 꾹꾹 누르는 걸 보고 있자니, 나도 젊었을 적 그러던 게 떠올라 한마디 적어둔다.

젖 먹던 시절의 손버릇

이 꾹꾹이는 젖 먹던 시절의 본능이다. 아기 고양이는 어미 젖을 먹을 때 앞발로 가슴을 꾹꾹 눌러 젖이 잘 돌게 한다. 그 기억이 몸에 남아, 마음이 편하고 안정될 때면 저도 모르게 그 동작이 다시 나오는 것이다. 레오를 보면 영락없이 그 시절 나와 똑같다.

지금 더없이 평온하다는 뜻

다 자란 고양이가 꾹꾹이를 한다는 건 지금 무척 편안하고 만족스럽다는 신호다. 어미 곁에서 느끼던 그 포근함을, 담요에서, 집사의 무릎에서 다시 느끼는 셈이다. 집사 배 위에 올라가 꾹꾹거린다면 그를 안전한 식구로 여긴다는 뜻이니, 그건 제법 귀한 마음이다.

슬그머니 도장도 찍는다

우리 발바닥에는 냄새샘이 있어, 꾹꾹이를 하며 제 냄새를 슬쩍 묻혀둔다. “여기는 내 자리”라는 표시인 셈이다. 레오 녀석이 가끔 내 자리에 와서 그러는데, 모른 척 자리를 내어준다.

발톱은 너그러이 봐주길

신이 나면 발톱이 삐죽 나와 따끔할 때가 있다. 그래도 나무라지는 말아라. 두꺼운 담요를 깔아주거나 발톱을 다듬어주면 될 일이다. 꾹꾹이는 그저 우리가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다정한 신호일 뿐이다.


출처
– International Cat Care (icatcare.org), “Understanding your cat’s behaviour”
– Cornell Feline Health Center, Cornell University, “Feline Behavior”
– ASPCA, “Cat Behav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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