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 시. 쿵, 다다다다, 쿵. 막내 레오가 또 시작이다. 복도 끝에서 거실까지, 커튼을 타고, 소파를 밟고. 집사는 이불 속에서 신음하고, 나는 한쪽 눈만 슬쩍 뜨고 도로 감는다. 젊을 적엔 나도 저랬으니 뭐라 할 처지가 아니다.
사람들이 ‘우다다’, 영어로는 zoomies라 부르는 저 질주에는 다 까닭이 있다. 본디 고양이는 짧고 강하게 사냥하는 동물이다. 집 안에서는 사냥할 일이 없으니 기운이 자꾸 쌓이고, 그게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이 우다다다. 낮에 실컷 자두었다가 밤에 폭발하는 셈이니 레오만 탓할 일은 아니다.
화장실에 다녀온 직후에 내달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야생에서는 배변하는 순간이 냄새로 위치가 드러나는 위험한 때라, 볼일을 마치면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나던 본능이 남은 것이다. 장난감을 쫓고 벽을 타는 우다다는 사냥 흉내이기도 하다. 건강하고 활기차다는 증거이니 오히려 반가운 일이다. 나는 이제 나이가 들어 잘 뛰지 않는다. 세월이 그렇게 만든다.
집사에게 한 가지만 일러두마. 낮에 깃털 장난감으로 삼십 분만 제대로 놀아주면 새벽 우다다가 눈에 띄게 준다. 노느라 기운을 빼면 밤에 깊이 잠들기 때문이다. 우리 집도 그날 저녁 레오와 한바탕 놀아준 날은 새벽이 조용하다.
참고한 자료: ASPCA “Cat Behavior, Activity and Play”, International Cat Care(icatcare.org) “Playing with your cat”, Cornell Feline Health Center.